▶ 개인 작업 방식 / 1차 프로필 샘플 : 자유 형식 공백포함 2500자 이상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긴머리를 올려 묶고, 가끔은 죄 짧게 쳐버릴까 고민하지만 그러면 관리하기 더 어려운 곱슬기 있는 머리카락을 유난히 원망했다. 고데기 좀 편다고 해서 될 거였으면 내가 이러고 23년 고생 안 했겠지. 애기 때야 제가 신경 썼던 기억은 없다지만, 지금은 아침마다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니까. 그래서 긴 머리를 단정하게 올려 묶는 쪽을 택했지. 단정한가? 그래도 너무 멋없이는 안 되니까. 그것도 그렇고 사람이라는 게. 키도 큰 데다 살짝 사납게 생긴 낯짝에 머리까지 짧거든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세상에 불만이 있냐고 묻는단 말이지. 있으면 어쩔 거고, 없으면 어쩔 건데요.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내가 배우는 학문이라 하면 우선은 인성 교육의 중요성부터 시작하는 교육이라는 것이기에. 숨을 한 번 참고, 다잡고. 내 생각에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거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나라에서 빈정거렸던 거 아냐? 해학의 민족 주제에 참 말이 많아요. 그쵸.
어쨌거나 모습은 단정하지만 맵시는 있게. 옷 고르는 재주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아서 실습 내내 입는 건 블라우스와 정장이었지만, 정장 아니면 뭘 입으라고? 교수님 가라사대 가서 입고 나오지 마세요, 하기 전까지는 품위 유지의 의무랄 게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체육도 아닌데 마이만 던져두면 뭐, 블라우스 12종과 맞춤 정장 3벌 중에 알아서 화사하게 돌려입어줄 테니 기간 동안 흠은 안 잡히겠지. 싶다. 애초에 임용 접수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품위 유지를 하라고 하신다면 그러시겠죠. 1학년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잖습니까. 아직 교사로 보일 의무도 없고, 뭣도 없지만 적어도 학생 보기에는 떳떳해야지 싶기도 하니까 제가 참죠, 참는다, 진짜.
다행인 건 제가 그래도 나이답게 생겼다는 것. 아주 곱디 고운 미인은 아니더라도 날카롭게 세상에 필요한 법과 정치판 돌아가는 것. 그리고 이 민주주의 국가에 대해서 사근사근 … … 은 못해도 힘내서 알려줄 마음은 먹었답니다. 예. 지금도 그러고 있고요. 너희는 나랑 앞으로 며칠이나 더 본다고 자려고 드냐. 일어나세요.
가요한, 23세. 대학교 4학년. 휴학 한 번 없이 줄곧 달려온 길은 치열하다면 치열했고 나태하다면 나태했습니다. 하고 싶은 거에 열심이고 싶은 거지. 이러다가 죽겠다 싶은 기분 따위 느끼고 싶지 않았으니까 어쩌겠어요. 적당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참 좋겠는데 세상은 그런 걸 허용하지 않지, 정말로 정말로 너무 귀찮은 일뿐. 그렇다고 귀찮다 해서 손에서 놓을 수 있느냐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오. 였지만. 그러니까 여기에 있고, 한 번도 쉰 적 없이, 너 그러다 훅 간다. 소리 따위를 들으며 현재에 놓여 있답니다. 그래, 굳이 말하자면 저는 독종입니다. 예. 하고 싶은 건 어떻게든 해내고. 한 번 문 건 놓치지 않는데요. 어느 정도냐면 조별과제에 연락이 1시간 안 오면 가차없이 이름 빼고 시작할 정도로 가차없는데. 물론 평소에도 그렇다는 건 아니고. 사람의 본질이라는 게 그렇다. 이 말이죠. 평소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어려워하지 않고, 연상연하 두루 대하는 걸 편해라 하지만 나이 많다고 유세 부리는 사람이나 나이 어리다고 징징거리는 사람이나 유감스럽게도 법 앞에서는 평등하니까. 아, 공평하기도 하고. 이 둘에는 꽤 차이가 있죠. 암.
성격이 좋은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다, 이건데. 사람이라는 게 그런 모순을 다 품고 사는 게 다반사이므로 굳이 자신을 하나로 표현하라고 하면 모순의 극치라는 말 외에는 해줄 수가 없겠다 싶어요? 거기다 더 하라면 준법정신 아주 투철하다는 것 정도? 하지만 교사라는 게 자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는 올해로 만 3년 넘게 듣고 있고, 휴학 한 번 한 적 없어서 귀찮아서라도 떳떳하려고 힘내고 있단 말이죠. 안간힘을 써가며 살아가고 있으니 내 앞에서 쓰레기 투기 하거나, 여튼 경범죄도 곤란하고 민주 시민의 자질이라고 하기 어려운 무책임함을 보이면 일단 가만 안 두긴 합니다. 예. 아, 이게 꼰대인가? 아니, 23살 먹고 무슨 꼰대 소리를 들어야 해. 참내. 죄송합니다. 성질을 죽인다는 것이 그만 잘 되지를 않네요. 힘내고 있다고 일단 가슴에 손 얹고 말은 해볼게요. 음, 모르겠다. 양심만 느껴지네요. 뻔뻔한 거 맞는데 어쩔 거에요. 사회가 다 그렇습니다. 나는 정치와 법 담당이지만.
엉? 아. 학생이요. 학생에게는 유난히 너그러워지는 편이긴 한데 동료나 선배는, 글쎄요. 모르곘습니다. 짧은 시간에도 내 애들이라고 제 반 아이들이랑은 잘 지내는데 과목 수업 듣는 애들에게 괜히 이것저것 퍼주는 건 이 이후로는 연락 어차피 못 하니까. 그게 도리고, 규칙이고. 한 번 사랑을 주어야 할 때는 후회없이 주라고 배웠다고. 지금 그러느라 머리 좀 꽤나 굴리고 있다는데 본래는 살가운 사람이 아닌 데다가 살가웠으면 유교과나 유특으로 수시 써서 거길 갔겠죠. 정말 그건 재능이 있어야 한다던데 순수하게 너무 대단한 거 있죠. 일단 저는 너무 따땃하고 살갑고 부드러운 사람은 아니라 고민이 많습니다. 힘내고 있는데, 그건 학생 한정.
이름이 요한이긴 한데, 제 세례명은 별개고요. 보통 가톨릭에서 여자애 이름을 요한으로 권장하진 않겠지. 아시잖습니까, 그 판 돌아가는 게 그렇게 썩 달갑지 않은 거. 제가 정한 게 아니고. 세례를 내가 받고 싶어서 받은 것도 아니니까 이 나이에 벌써 꼰대로 보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어쩔라나. 내가 이름을 택할 수는 없었는데 어쩌겠어요. 택할 수 있었으면 좀 생긴 거랑 따로 놀게 부드러운 거라도 해보고 싶었을 거 같아요. 아, 그런데 내 세례명 알아요? 이름은 요한인데 세례명은 살로메에요. 그런데 가톨릭에서 손뗀 지가 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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